전체 글30 유고슬라비아 (탄생, 티토, 민족갈등) 솔직히 저는 유고슬라비아가 그냥 옛날에 존재했던 동유럽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불과 30년 전까지 하나의 국가였던 사람들이 서로를 학살하는 내전을 벌였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한 건 꽤 최근 일입니다. 민족과 종교, 지역 간 갈등이 어떻게 극단적인 폭력으로 번질 수 있는지, 유고슬라비아의 역사는 그 과정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유고슬라비아의 탄생, 하나의 나라가 만들어지기까지 유고슬라비아라는 이름은 '남 슬라브인들의 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국가가 처음 형태를 갖춘 것은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습니다. 오스만 제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아온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인들은 남 슬라브족이라는 공통된 민족 정체성을 바탕으로 통합 국가 건.. 2026. 5. 14. 모래 부족 (배경과 원인, 모래 전쟁, 대안과 전망) 마인크래프트를 하던 중학생 시절, 처음 모래 블록을 캤을 때 저는 진심으로 "이게 뭐에 쓰이지?" 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똑같은 질문을 던져야 할 상황이 왔습니다. 지구 곳곳에서 모래 때문에 사람이 죽고 섬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알고 계셨습니까?모래 부족, 사막에 있는 많은 모래는?솔직히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사하라 사막을 봐도, 몽골 초원을 봐도, 어디를 가든 모래밭인데 도대체 왜 부족하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핵심은 건설에 쓸 수 있는 모래가 따로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콘크리트를 만들 때는 골재(骨材)가 필요합니다. 골재란 콘크리트를 구성하는 모래와 자갈을 통칭하는 말로, 시멘트 페이스트와 맞물려 구조물의 강도를 만들어내는 핵심 재료입니다. 문제는 이 골.. 2026. 5. 14. 이란과 아랍 (민족 차이, 종파 갈등, 중동 정세) 솔직히 저는 얼마 전까지 이란과 아랍을 같은 민족으로 생각했습니다. 둘 다 중동이고, 둘 다 이슬람이고, 같은 문자를 쓴다는 이유로 그냥 뭉뚱그려 이해했던 거죠. 그런데 이란인에게 "아랍분이시죠?"라고 한 마디 건넸다가 표정이 얼어붙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호주 워킹홀리데이 때 호스텔에서 독일 친구가 저를 보며 "China?"라고 물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이란과 아랍, 아시아인 = 중국인? 그 오해가 내게도 있었다호주 브리즈번의 한 호스텔에서 짐을 풀던 날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온 친구와 스몰톡을 나누다가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China?"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순간 멈칫했지만 크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외형이 비슷하고, 그쪽 입장에서는 아시아.. 2026. 5. 13. 과잉보호가 만들어낸 면역 결핍 사회 (자유놀이, 사회화) 아이를 안전하게 키우면 더 강하게 자랄 것이라 생각하셨나요? 저는 오랫동안 제가 겪은 사회불안장애가 그냥 제 성격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무언가 빠진 것의 결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을 보면서, 그 빠진 무언가가 점점 더 체계적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과잉보호가 만들어낸 면역 결핍 사회요즘 부모들이 아이를 얼마나 보호하는지, 주변을 보면 실감이 납니다. 운동회에서 1등을 없애자는 민원, 어려운 수학 문제가 자존감을 해친다는 민원, 현장학습에서 사소한 것까지 문제 삼는 민원.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솔직히 좀 당황스럽습니다. 이게 아이를 위한 건지, 아니면 아이가 힘든 걸 보고.. 2026. 5. 13.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승부조작, 군사독재, 페어플레이) 우승한 팀이 가장 불명예스러운 팀으로 기억된다면, 그 대회를 과연 진짜 월드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저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보면서 축구에 빠졌습니다. 열두 살짜리 눈에 비친 월드컵은 그냥 세상에서 제일 공정하고 뜨거운 축제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을 들여다보면서, 그 믿음이 제법 흔들렸습니다.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군사독재 정권이 월드컵을 집어삼킨 방법1976년, 아르헨티나에서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가 민간인 대통령 이사벨 페론을 축출하고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계엄령이란 군사적 위기 상황에서 행정권과 사법권을 군이 직접 통제하는 비상조치로, 쉽게 말해 법보다 총이 앞서는 상태입니.. 2026. 5. 12. 한국과 몽골 (한몽관계, 고려양, 한류) 작년 겨울 이사하던 날 아침, 예상 밖의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집 앞에 줄줄이 들어서는데, 들려오는 대화 소리가 낯설었습니다. 러시아어처럼 들렸지만 알고 보니 몽골어였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몽골 사람들이 이렇게나 가까이 살고 있었구나 하고요.한국과 몽골 - 600년 만에 다시 이어진 한몽관계, 그 배경사실 한국과 몽골의 관계는 오해로 가득 찬 역사입니다. 형제의 민족이라거나 유전적으로 가깝다는 이야기가 오래 돌았지만, 실제로 한국인의 유전자 풀은 화북 지역 중국인이나 조몬 계통 일본인에 가깝고, 몽골인은 튀르크인이나 시베리아 원주민과 더 친연 관계입니다. 우랄알타이 어족설 역시 20년도 더 전에 학계에서 사실상 폐기된 이론이고요.오히려 역사적으로 두 지역은 숙적에 가까웠.. 2026. 5. 12. 이전 1 2 3 4 5 다음